분식집서 치킨…’사이드’ 힘주는 프랜차이즈
외식 프랜차이즈가 사이드 메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메뉴와 결이 다른 메뉴를 사이드 메뉴로 도입해 다각화하거나 주메뉴급 주력 상품을 사이드 메뉴로 배치하는 식이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갈수록 많아지고 경기 침체로 외식 수요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품질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하면서 업체들이 저마다 ‘디테일 경쟁’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 주력 메뉴 두세 가지 외에 그에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는 순살치킨류 4종을 사이드 메뉴로 출시해 매달 6000건 안팎의 주문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7월 주문 실적은 4만3463건에 달한다. 떡볶이와 마리(김밥류) 등 주력 상품인 분식과 거리가 있는 메뉴를 사이드 메뉴로 배치한 것이다. 메뉴 다각화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조합을 넓히는 전략이다.
스쿨푸드는 2017년 11월 처음 출시한 ‘유자쏘이 순살치킨’에 이어 지난해 11월 ‘청양슈프림 순살치킨’ ‘중독양념 순살치킨’ 등 치킨 사이드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일본 도쿄 맛집 ‘아마노야’의 조리법을 활용한 달걀 샌드위치 메뉴 ‘홀그레잇 타마고샌드’를 내놓으며 품목을 계속 늘리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지난달 사이드 메뉴로 ‘닭다리살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닭다리살에 돼지고기가 첨가돼 풍미를 강화했고 조각떡이 들어가 쫀득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맛도 매콤한 바비큐맛과 달짝지근한 왕갈비맛 2종으로 나눴다. BBQ 관계자는 “기존 치킨 브랜드의 감자튀김, 치즈볼 등 틀에 박힌 사이드 메뉴를 탈피하자는 차원에서 도입했다”며 “판매율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BBQ 측은 이 같은 사이드 메뉴 강화에 따라 전통적인 사이드 메뉴 판매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도입된 ‘BBQ 감자튀김’과 ‘타르타르 새우튀김’은 이색 메뉴는 아니지만 디테일을 강화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BBQ 관계자는 “감자튀김은 ‘엑스트라 롱팬시 감자’를 사용해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라며 “감자튀김과 새우튀김 모두 출시 이후 사이드 메뉴 인기 상위 3개 품목에 들 정도로 흥행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엽기떡볶이는 지난 7월 신메뉴 ‘마라떡볶이’와 함께 출시한 꿔바로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마라떡볶이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마라맛을 차용한 반면, 사이드 메뉴는 기존에 중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던 꿔바로우로 구성한 것이다.
이 밖에 프랜차이즈마다 브랜드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사이드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은 지난 6월 옥수수알을 튀겨 카사바칩에 갈릭치즈시즈닝이 가미된 ‘알콘칩스’를 선보였다. 기존 치킨 브랜드에서 찾아보지 못한 개성 있는 메뉴로 출시 직후 사이드 메뉴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는 2021년 기존 감자튀김이 짭짤한 맛 위주였다는 점을 비틀어 단맛을 강화한 ‘슈가버터 프라이’를 출시했다. 시중의 감자튀김보다 2배 이상 두툼한 감자를 튀겨 풍미를 살리고 달콤한 버터시럽과 그라나파다노치즈 토핑을 얹어 달콤하면서 짭짤한 맛을 구현했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사이드 메뉴 강화는 국내 외식 업계가 주력 메뉴 외에도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일 정도로 성숙했다는 의미”라면서 “그만큼 업계가 포화 상태여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