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통폐합 급물살
외식사업의 대표격인 패밀리레스토랑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일대 변화를 맞았다. 많은 소비자들은 개방된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형태의 패밀리레스토랑 내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방문을 꺼려했다.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은 사양사업으로 평가되며 과거와 같은 위상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TGI프라이데이스는 매각됐고 빕스와 매드포갈릭도 매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씨즐리·세븐스프링스·베니건스 등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는 경영악화를 겪다 사업을 철수했다.
지난해에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bhc그룹에 최종 인수됐다. 몸값은 약 2500억원 가량이다.
bhc그룹은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인수를 위한 최종 절차를 완료했다고 지난해 11월 밝혔다. bhc그룹은 지난해 7월 아웃백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와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인수 절차를 진행해 왔다.
아웃백은 2017년에 203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0년에는 2980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는 340억원을 기록해 5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1세대 대표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은 브랜드 정체성을 제대로 정립했다는 평가다. 젊은 세대에게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라는 점을 인식시켰다.
치킨프랜차이즈 bhc가 아웃백을 인수한 이유는 육류 전문 외식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bhc그룹은 bhc치킨을 비롯해 한우 전문점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 등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아웃백 인수를 통해 기존 브랜드의 육류 물류망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
또다른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프라이데이스(TGIF)’도 매각됐다.
롯데GRS가 운영하고 있던 TGIF는 지난해 7월 ‘매드포갈릭’ 운영사인 엠에프지코리아에 매각됐다. 매각 금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1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2002년에 롯데GRS가 홍콩계 투자 회사 HSBC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TGIF 지분 70%를 501억원에 인수했던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매우 떨어졌다.
TGIF는 아메리칸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정통 미국식 요리를 위주로 다루며 과거에 인기를 크게 끌었다. 그러나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와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점점 설 곳을 잃어갔다.
빕스 일산점 매장 전경. CJ푸드빌 제공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VIPS)는 한 때 매각이 유력했으나 그 계획을 모두 철회한 상황이다.
빕스는 한때 매장수가 92개에 달했지만 해외사업을 접고 국내에서 30여개의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대신 빕스는 배달 전용 브랜드인 ‘빕스 얌 딜리버리’ 서비스를 선보인 후 배달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또 빕스는 2019년부터 변신을 시도해 빕스 프리미어 매장을 꾸려나가는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도 올 하반기 M&A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매드포갈릭 운영사인 엠에프지코리아 지분 71.42%를 500억원에 사들인 어펄마캐피탈은 올 하반기 매드포갈릭 매각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매드포갈릭은 수익이 꾸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드포갈릭의매출은 2015년 675억원에서 2019년 852억원으로 상승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648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912억원으로 반등했다.
매드포갈릭은 직영점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퓨전 음식이 경쟁력 있다는 평가다.
이렇듯 패밀리레스토랑이 대거 매각됐거나 매각대상에 오른 이유는 한계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최근 가족 중심의 외식환경이 1~2인 소규모 모임 중심으로 바뀌면서 점포 인테리어와 구조 등이 바뀌는 상황이다. 그러나 패밀리레스토랑은 점포를 확장하는 등의 변화를 이끌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은 직영점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가맹점을 대폭 늘리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패밀리레스토랑의 위치가 주로 백화점 등 대형매장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대형매장 방문객이 줄어든 현재 매출에 타격이 가해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의 가장 큰 약점은 규모가 크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해 대형매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몸집이 큰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이 변화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사업 규모가 줄어들면서 매각 대상에 올랐다”고 말했다.